1. 서 론
2. 본 론
2.1. 시멘트 급결제의 원리 및 분류
2.2. Fe-Al 슬러지의 특성과 반응성
2.3. 급결제 적용을 위한 슬러지 공정화 기술
2.4. 성능평가 및 적용 사례
2.5. 환경성과 경제성
2.6. 권장 사양 및 향후 연구 방향
2.7. 국내 적용 가능한 전처리 및 적용 방안
3. 결 론
1. 서 론
2차전지는 전기자동차(Electric Vehicle, EV), 에너지 저장 시스템(Energy storage system, ESS), 모바일 전자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핵심적인 에너지 저장장치로 활용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생산 및 소비량이 급증하고 있다1,2,3,4,5). 이러한 급속한 산업 확장은 사용 후 폐기되는 2차전지의 발생량 증가로 직결되며, 자원순환 및 환경보호 측면에서 폐배터리의 적정한 처리와 재활용 기술 개발이 중요한 사회적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6,7,8,9,10).
폐배터리는 리튬(Li), 코발트(Co), 니켈(Ni)과 같은 유가금속 외에도 철(Fe), 알루미늄(Al), 망간(Mn), 구리(Cu) 등의 다양한 금속 성분을 포함하고 있다. 이들 금속은 전해질, 전극 집전체, 셀 구조체 등에 광범위하게 존재하며, 재활용 공정에서는 이들을 회수하기 위해 다양한 건식 또는 습식 제련 기술이 적용된다11,12,13). 그러나 상용화된 대부분의 재활용 공정에서는 고부가가치 금속의 회수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회수되지 못한 나머지 부산물들이 슬러지 형태로 배출되는 경우가 많다14,15).
특히, 수산화 침전, 산침전, 여과 및 탈수 등의 처리 단계를 거친 폐배터리 유래 슬러지는 주로 알루미늄과 철을 주성분으로 하며, 고형분 함량이 높고 알칼리성을 띠는 점에서 전통적인 폐수와 구분되는 특성을 갖는다. 이러한 슬러지는 환경규제 강화와 매립지 부족 등의 문제로 인해 단순 폐기로 처리하는 데 한계가 있으며, 자원순환 촉진법 등 국내외 정책 변화에 따라 새로운 활용 방안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게 되었다.
최근에는 이러한 Fe–Al 기반 슬러지를 단순한 산업 폐기물이 아닌, 시멘트 또는 콘크리트 분야에서 기능성 소재로 업사이클링하려는 시도가 주목받고 있다. 철(Fe3+) 및 알루미늄(Al3+) 이온은 시멘트 클링커의 주요 반응성 광물인 C3A(tricalcium aluminate) 및 C3S(tricalcium silicate)와 반응하여, Ettringite 또는 hydroxysulfate 상을 빠르게 형성함으로써 급결 반응을 유도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Fe–Al 슬러지를 시멘트 급결제(cement accelerator)로 활용하려는 다양한 기초 연구가 국내외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이는 산업 부산물의 고부가가치화와 건설재료의 성능 향상을 동시에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학술적·산업적 의미를 가진다.
본 논문에서는 폐배터리 재활용 공정에서 발생하는 Fe–Al 슬러지를 시멘트 급결제로 활용하기 위한 기초 기술 개발 현황을 중심으로, 슬러지의 물리화학적 특성, 시멘트 수화 반응 메커니즘과의 연계성, 급결 성능 평가 및 공정화 기술, 환경·경제성 등 다양한 측면에서 기술동향을 종합적으로 고찰하고자 한다.
2. 본 론
2.1. 시멘트 급결제의 원리 및 분류
시멘트 급결제(Accelerator)는 시멘트 수화 반응의 초기 단계를 촉진시켜 콘크리트의 응결 시간을 단축하고, 초기 강도 발현을 유도하는 첨가제이다16). 이러한 기능은 급속 시공이 요구되는 지하 구조물, 터널 라이닝, 숏크리트(Shotcrete), 동절기 콘크리트 타설 및 긴급 보수공법 등에서 매우 유용하게 적용된다. 급결제는 수화 반응 초기에 C3A(Tricalcium aluminate), C3S(Tricalcium silicate) 등 주요 반응성 광물과 상호작용하여 수화 생성물의 형성 속도를 가속화함으로써 응결과 강도 발현을 조기에 유도한다. Fig. 1은 시멘트 급결 메커니즘의 개략도를 보여주고 있다.
Table 1은 시멘트 급결제의 분류 및 메커니즘을 정리하여 보여주고 있다. 시멘트 급결제는 일반적으로 금속염계, 알칼리계, 복합계의 세 가지 계열로 분류된다17,18). 금속염계(Metal salt type)는 황산알루미늄(Aluminum sulfate, 이하 Al2(SO4)3), 황산철(iron sulfate 이하 Fe2(SO4)3), 염화칼슘(calcium chloride, 이하 CaCl2) 등과 같은 금속이온을 함유한 염류로 구성되며, C3A와 반응하여 Ettringite (3CaO·Al2O3·3CaSO4·32H2O) 또는 Monosulfate, Hydroxysulfate 등을 신속하게 형성한다. 이 계열은 응결 반응을 직접적으로 유도하는 역할을 하며, 특히 Al3+과 Fe3+ 이온은 Ettringite 결정핵 형성에 적극적으로 기여하여 반응 전선(front)을 빠르게 형성시킨다. 알칼리계(Alkali type)는 수산화나트륨(Sodium hydroxide, 이하 NaOH), 수산화칼륨(Potassium hydroxide, 이하 KOH), 탄산나트륨(Sodium carbonate, 이하 Na2CO3), 탄산칼륨(Potassium carbonate K2CO3) 등의 강염기성 알칼리 물질이 주요 성분으로, 시멘트의 pH를 상승시켜 수화 반응 속도를 높인다. 주로 C3S의 수화 반응을 가속하며, 수화열 증가 및 초기 강도 발현이 특징적이다. 다만 급격한 반응성 증가로 인한 수축 균열의 위험성이 존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복합계(Composite type)는 금속염과 알칼리물질을 복합적으로 배합한 형태로, 두 가지 계열의 장점을 동시에 발휘할 수 있다. 예컨대 Al2(SO4)3 + 황산나트륨(Sodium sulfate, 이하 Na2SO4)조합은 Ettringite 형성을 촉진하면서도 반응 제어력을 확보할 수 있다. 최근에는 Fe-Al 복합 이온이나 산업 부산물을 활용한 복합계 급결제의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19).
Table 1
Classification of cement accelerators
급결 작용 메커니즘은 주로 C3A와 황산염(SO42-) 간의 반응에 의해 Ettringite를 빠르게 생성하는 데 있으며, 이 과정에서 체적팽창, 결정 성장 및 수화 생성물의 격자 형성이 수반되어 시멘트 페이스트의 점성이 급격히 증가하게 된다. 특히 Al3+와 Fe3+ 이온은 다가 양이온(Multivalent cation)으로서 음전하를 띠는 실리케이트 및 알루미네이트 상과 강한 전기적 상호작용을 하여 수화 생성물의 조기 침전과 구조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러한 금속이온 기반 급결제는 빠른 응결 효과와 함께 수화열을 증대시키고, 초기 압축강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반응성 조절이 미흡할 경우 균열 유발, 내구성 저하, 작업성 악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온농도, pH, 혼입량 등의 조건을 정밀하게 제어할 필요가 있다.
2.2. Fe-Al 슬러지의 특성과 반응성
폐배터리 재활용 공정에서 생성되는 Fe–Al 기반 슬러지는 전처리, 침출, 중화 및 고형화 단계를 거쳐 형성되는 대표적인 산업 부산물로, 회수되지 못한 철(Iron, 이하 Fe) 및 알루미늄(Aluminum, 이하 Al) 성분을 중심으로 다양한 무기물과 미량금속을 포함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20,21). 일반적으로 이 슬러지는 강한 알칼리성을 띠며, 이는 주로 NaOH 또는 Na2CO3 등의 알칼리제 투입에 따른 중화 과정에서 기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22).
이러한 알칼리성 환경은 시멘트 수화 반응이 진행되는 조건과 유사하여, 시멘트 급결제로 활용 시 화학적 상용성 측면에서 유리한 특성을 가질 수 있다. 이들 슬러지의 주요 화학조성에는 Fe2O3, Al2O3, SiO2, Na2O, CaO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다성분 조성은 시멘트 매트릭스 내에서의 반응성 향상과 물성 개선의 가능성을 제공한다. 입자 특성 측면에서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슬러지형 산업 부산물의 입자 분포는 2–100 μm, 평균 20–30 μm 수준으로 보고되고 있다(Fig. 2)23). 이와 유사하게 Fe–Al 슬러지도 평균 입경 수 마이크로미터(μm) 수준 범위로 분쇄되어 사용된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BET 비표면적 증가로 이어져, 시멘트 수화 반응에서의 이온 해리 촉진과 반응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Fig. 2
Particle size distribution of SSA23). Figure reproduced from Liang et al., Sustainability, 2022, 14(8), 4432, https://doi.org/10.3390/su14084432, licensed under CC BY 4.0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4.0/).
또한, 슬러지는 비정질 상태이거나 결정성이 낮은 경우가 많아 화학 반응성이 높으며, 이러한 특성은 여러 연구를 통해 보고되고 있다24). Fig. 3에서 보듯이 XRD 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한 기존 연구에서는 슬러지 내 주요 결정상으로 베이어라이트(Bayerite, 이하 α-Al(OH)3)와 깁사이트(Gibbsite, 이하 γ-Al(OH)3) 등이 공존하며, 이들과 함께 넓은 범위의 비정질 험프(Amorphous hump)가 관찰된다고 보고되어 있다.

Fig. 3
XRD pattern of sludge showing predominantly amorphous structure with minor crystalline phases24). Figure reproduced from Amri et al., Discover Water, 2025, 14(8), 4432, https://doi.org/10.1007/ s43832-025-00252-8, licensed under CC BY 4.0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4.0/).
특히 Al 성분이 수산화물 형태로 존재할 경우, Ettringite 형성 반응에 유리한 이온 해리 특성을 나타낼 수 있어 시멘트계 재료의 조기 반응성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25). 또한, 열분석(TG-DSC)을 활용한 연구에서는 Al(OH)3 → AlO(OH) → Al2O3로의 상변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적 반응 특성이 확인되며, 이는 슬러지의 열처리 조건 설정 및 반응성 제어에 있어 유의미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
2.3. 급결제 적용을 위한 슬러지 공정화 기술
Fe–Al 슬러지를 시멘트 급결제 소재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슬러지의 물리·화학적 불균일성과 수분 함량, 입도 분포, 결정상 구성 등의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전처리 및 공정화 기술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Table 2는 급결제 적용을 위한 슬러지 공정화 기술의 단계를 보여주고 있다. 슬러지는 일반적으로 여과 및 탈수 과정을 거친 후에도 20~40 wt% 수준의 수분을 함유하고 있어, 장기 보관성과 제품화 관점에서 탈수 및 건조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상업적으로는 진공건조(Vacuum drying), 스프레이 드라이어(Spray dryer), 회전건조기(Rotary dryer) 등을 활용한 건식화 공정이 적용된다.
Table 2
Sludge processing techniques for cement accelerator applications
건조 이후에는 슬러지의 입도를 제어하는 분쇄(Grinding) 및 체분급(Sieving) 작업이 수행된다. 시멘트 및 모르타르 시스템에서의 균일한 분산성과 반응성 확보를 위해 평균 입경(D₅₀)을 20 μm 이하로 조절하며, 지나치게 미세한 입자(<1 μm)는 응결 반응 속도의 과도한 증가 및 응결 불균일성을 유발할 수 있어 제거 또는 제어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제트밀(Jet mill), 볼밀(Ball mill), 해머밀(Hammer mill) 등 다양한 기계적 분쇄장비가 적용되고 있으며, 입자 형상과 분포 특성을 정밀하게 조절하는 것이 연구의 핵심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슬러지의 결정상 변화 및 반응성 증대를 위해 열처리 공정 또한 도입된다. 슬러지를 400–800 °C 범위에서 열처리(하소, Calcination)할 경우, 알루미늄 수산화물은 Al2O3로, 철산화물은 γ-Fe2O3 또는 α-Fe2O3로 전환되며, 이는 수화 반응 시 이온 용출성을 증가시키고, Ettringite 형성 반응의 반응속도와 결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한 하소 처리를 통해 유기 불순물 제거와 pH 안정화 효과도 있어 슬러지 기반 급결제의 품질 균일성 확보에 기여할 수 있다.
급결 반응의 제어 및 촉진을 위해서는 이온 조성의 보완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특히 슬러지에 부족한 황산염(SO42-) 공급을 위해 CaSO4·2H2O(석고) 또는 Na2SO4 등의 보조 이온원을 혼합함으로써, C3A와의 반응성을 증폭시켜 Ettringite 생성 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 이러한 조성 조절은 급결 시간 조정뿐만 아니라 수화 생성물의 결정상 균일성, 응결 후 강도 발현 특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최종 제품화 단계에서는 사용 목적과 작업성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가공될 수 있으며 그 형태를 Table 3에 보여주고 있다.
Table 3
Types of cement accelerators by product form
2.4. 성능평가 및 적용 사례
Fe–Al 슬러지를 시멘트 급결제로 적용하기 위한 성능 검증은 주로 응결 시간, 초기 압축강도, 수화열 분석, 그리고 미세구조 분석(SEM, XRD 등)을 중심으로 수행된다. 급결제의 핵심 기능은 시멘트의 초기 응결을 신속히 유도하는 것으로, 이는 ASTM C403 “Standard Test Method for Time of Setting of Concrete Mixtures by Penetration Resistance”에 따라 평가된다26). 해당 시험은 일정한 하중을 가진 침투 바늘(Penetration needle)이 콘크리트 페이스트에 설정된 깊이 이상으로 침투하지 못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초기 및 종결 응결 시간을 판단한다. 예를 들어 Fig. 4는 수화 시간 경과에 따라 동일한 콘크리트 배치로부터 채취한 모르타르 샘플의 침투 저항(Penetration resistance) 변화 양상을 보여준다.

Fig. 4
Penetration resistance as function of the age: (a) MC1, (b) MC2, and (c) MC3; mortar samples extracted from the same batch of concrete and (d) pure mortar27). Figure reproduced from Lee, Materials, 2023, 16(16), 5618, https://doi.org/10.3390/ma16165618, licensed under CC BY 4.0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4.0/).
일반적으로 숏크리트 또는 저온 환경에서의 콘크리트 타설과 같은 현장 적용을 고려할 때, 요구되는 초기 응결 시간은 약 100~120분 수준이며, 이는 기준 응결 시간인 240분 이상에서 크게 단축된 것이다. Fe–Al 슬러지 적용 시, 첨가량이 증가할수록 응결 단축 효과는 더욱 뚜렷해지지만, 일정 수준을 초과할 경우 급격한 점도 상승 및 응결의 비균일성이 유발될 수 있어 최적 혼입량 설정이 필수적이다. 초기 압축강도 발현 또한 급결제 성능을 평가하는 주요 항목 중 하나로, Fe-Al 슬러지 또는 유사한 조성의 폐기물이 시멘트의 응결 시간 단축과 초기 강도 발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다수의 연구들이 존재한다28,29). 이는 Fe와 Al 성분이 시멘트 수화 반응을 촉진하고 특정 수화 생성물의 형성을 가속화하기 때문이다.
2.5. 환경성과 경제성
Fe–Al 슬러지는 2차전지 재활용 공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부산물로, 전통적으로는 폐기물로 분류되어 처리 비용이 소요되었으나, 최근에는 이를 자원으로 인식하고 고부가가치화하는 업사이클링 전략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시멘트 급결제와 같은 건설용 기능성 소재로의 활용은 자원순환 촉진, 폐기물 저감, 온실가스 감축 등 환경적 효과와 더불어 공정단계 축소 및 원재료 대체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유망한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30,31,32).
경제성 측면에서, 본 연구에서 활용한 Fe–Al 슬러지는 폐배터리 재활용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이므로 원재료비 부담이 거의 없다. 산업 부산물 자원화 사례에 따르면, 이러한 부산물 기반 급결제는 기존 상용 급결제(예: 황산알루미늄, 염화칼슘 등)에 비해 생산 단가를 상당히 절감할 잠재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주요 비용 구성은 슬러지의 건조·분쇄·혼합 등 공정화 과정과 보조제 혼합비 조절 등에 한정되며, 대량 생산과 공정 표준화를 통해 추가 절감도 가능하다. 특히 건설 분야 중 급결제를 대량으로 사용하는 숏크리트(shotcrete) 적용에서는 이러한 비용 절감 효과가 사업성 향상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 이와 유사하게, 수처리 슬러지나 금속함유 산업 부산물에서 Al, Fe 성분을 회수하여 응집제나 첨가제로 재활용하는 연구들에서도 원재료 구매 비용이 거의 발생하지 않으며, 슬러지 처리 및 폐기 비용 절감과 신규 화학약품 사용량 감소가 전체 비용 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음이 보고된 바 있다33).
환경성 측면에서 Fe–Al 슬러지 기반 급결제는 염소계 급결제 대비 염해(Corrosion risk)에 대한 우려가 낮다. 예를 들어, 염화칼슘(Calcium chloride, CaCl2)와 같은 염소계 급결제는 장기적으로 철근 부식 및 알칼리-실리카 반응(Alkali-Silica Reaction, ASR)을 유발할 수 있어 고내구성 구조물에는 제한적으로 사용되나, Fe–Al 슬러지는 염화물이 거의 포함되어 있지 않으며,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에 적용할 경우 내구성 저하 요소를 최소화할 수 있다31,32).
또한, 슬러지의 중금속 함량 및 이온 용출 특성에 대한 환경안전성 확보 역시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폐배터리 유래 슬러지는 공정 조건에 따라 Ni, Cu, Zn, Mn 등 미량 중금속을 함유할 수 있으며, 이들이 건축자재 내에서 용출될 가능성은 자원순환자원 인정 제도(Resource Circulation Resource Recognition System, RCS) 및 관련 환경인증 기준에 따라 평가되어야 한다. 다만, 실험적으로는 슬러지를 시멘트 매트릭스에 혼입 시 강한 알칼리 조건 하에서의 금속 이온 고정화 효과로 인해 용출량이 환경기준 이하로 유지되는 경우가 다수 보고되고 있다31,32).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볼 때, Fe-Al 슬러지 기반 급결제는 폐자원의 부가가치 전환 및 건설재료 수입 대체 효과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순환경제형 소재이다. 이를 통해 시멘트 산업의 탄소 발자국(Carbon footprint) 저감뿐만 아니라, 자원 리스크 완화 및 지역 내 순환자원 활용률 제고에도 기여할 수 있다. 특히 산업단지 내 폐배터리 재활용 시설과 시멘트/콘크리트 생산 공정을 연계한 지역 내 재자원화 클러스터 구축 시에도 적용 가능성이 높다.
2.6. 권장 사양 및 향후 연구 방향
Fe–Al 슬러지를 시멘트 급결제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주요 금속 이온(Fe3+, Al3+)과 황산이온(SO42-)의 조성이 적정 범위 내에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슬러지 내 불순물(특히 염소계 성분과 중금속)의 함량이 급결 성능과 내구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이를 최소화하는 전처리 또는 정제 과정이 필요하다. 기존 상용 급결제 사례 분석 결과, 보조 황산염원(CaSO4·2H2O, Na2SO4 등)을 적정 비율로 혼합하여 Ettringite 형성을 촉진하는 접근이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입도 분포 또한 응결 반응의 균일성과 초기 강도 발현에 중요한 요소이므로, 지나치게 큰 입자나 극미세 입자의 비율을 제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향후 연구에서는 슬러지의 조성 변동성을 고려한 품질 표준화, 반응 메커니즘의 정량적 분석, 현장 파일럿 테스트를 통한 적용성 검증 등이 필요하다.
2.7. 국내 적용 가능한 전처리 및 적용 방안
국내에서 발생하는 유사 Fe–Al계 슬러지는 산업 공정에 따라 입도, 수분 함량, 불순물 조성 등에 차이가 있으나, 전반적으로 시멘트 급결제로 활용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크다. 적용을 위해서는 기계적 탈수 및 건조를 통한 수분 저감, 분쇄·분급을 통한 입도 균일화, 필요 시 황산염 보충과 같은 기본적인 전처리 단계를 거치는 것이 권장된다. 적용 분야로는 숏크리트, 긴급 보수 콘크리트, 동절기 시공 등 국내 건설 현장에서 급결 기능이 요구되는 영역이 적합하다. 특히, 시멘트 제조사나 건설사와의 협업을 통해 혼합 시멘트나 프리믹스 제품으로 개발·보급할 수 있으며, 환경 규제를 준수하기 위해 중금속 용출 특성 및 장기 내구성 평가를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방향은 국내 자원순환 정책과도 부합하며, 향후 실증을 통해 기술적·경제적 타당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3. 결 론
본 논문에서는 폐배터리 유래 Fe-Al 슬러지를 시멘트 급결제로 적용하기 위한 주요 기반 기술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찰하였다. 폐배터리 재활용 공정에서 발생하는 Fe–Al 계 슬러지는 산업적·환경적으로 부담이 큰 폐기물로 간주되어 왔으나, 고농도의 반응성 금속 이온(Fe3+, Al3+)을 함유하고 있어 시멘트 계열의 수화 반응을 촉진할 수 있는 기능성 소재로의 활용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슬러지는 미세 입자 특성과 비정질 또는 저결정 상 구성으로 인해 수화 반응성이 우수하고, 시멘트 페이스트 내 이온 확산 및 수화 생성물 형성 과정에서 촉매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적 기반은 Fe–Al 슬러지의 단순 폐기물화를 넘어서, 순환경제에 기반한 지속가능 건설 소재로의 전환을 뒷받침할 수 있는 충분한 근거를 제공한다. 그러나 실질적인 산업 적용을 위해서는 슬러지 조성의 일관성 확보 및 표준화, 수화 반응 메커니즘의 정량화 및 반응 모델링, 건설 현장 적용을 위한 제품화 및 실규모 파일럿 테스트 수행, 환경적 안정성 및 장기 내구성에 대한 추가 검증 등이 진행되어야 한다. 종합적으로 볼 때, 폐배터리 유래 Fe–Al 슬러지는 국내외에서 지속적으로 발생이 증가하고 있는 대표적 산업 부산물 중 하나이며, 이를 시멘트 급결제로 재자원화함으로써 건설 소재 산업의 환경친화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강화할 수 있는 전략적 전환점을 제공할 수 있다. 향후 연구와 산업적 노력이 병행된다면, 본 기술은 순환자원 기반의 건설소재 산업으로의 전환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